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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프간 번식을 지켜보며

부차적으로 근래에 번식이 이루어 지고 있는 국내 아프칸들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는 직업관에서 비롯된 지적일듯 하지만 혈통, 혈계의 조합과 보여지는 개체의 형질의 가늠을 통한 번식에 앞서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될 사항은 과연 그 종견과 종모견이 충분히 번식을 할 정도로 건강 하냐는 것입니다. 이에는 우선적으로 최소한 종모견의 나이가 번식이라는 충요한 신체적 스트레스를 극복할 정도로 성숙했느냐와 함께 자식대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수 있는 유전성 질환 소인을 가지고 있느냐 가지고 있지 않느냐를 충분한 검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번식이란 라인브리딩등등의 검증된 육종법을 통해 후대에서 겉으로 보여지는 우수한 외형적 형질을 가진 개체를 배출해 내는것도 중요하지만 한 생명이 태어나 한세대를 건강하게 마감하고 또 그 후대에도 강건한 신체를 가진 개체를 유지해 종 자체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는 목적도 부정할 수 없는 최상의 목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순수혈통의 유지와 형질 유지를 위한 근친번식 (어차피 라인 브리딩도 광의적 범위의 근친번식 임)이 오랜기간 시행됨에 따라 우리는 거의 300여종에 이르는 순수혈통의 순종견들을 보고 즐길수 있게 되었지만 화려한 무대의 뒷면에는 이로 인한 치명적 유전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비운의 개체들도 생각보다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될듯 합니다.

아프간에서 흔히 유전성 소인이 있는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는 질환들인 고관절 이형성증, 진행성 망막 위축증, 자가 면역성 갑상샘염은 아쉽게도 아직 정확한 유전의 패턴이 알려져 있지 않은 질환이라 스탠다드 푸들의 혈우병(실제 병명은 틀리지만 인간의 혈우병과 유사하기에 편의상 이렇게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과 같이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본인의 발병 여부 및 자손에게로의 유전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번식에 앞서 종견과 모견의 이들 질환의 존재 여부 검사는 필수적으로 행해야 한다는게 의식있는 브리더들의 생각이며 의학적 관점에서도 바람직한 일입니다.

비록 종견과 모견이 검사를 통해 이들 질환과는 상관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고 또 그 종견과 모견의 선대에서도 이들 질환 검사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번식을 시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대에서는 이들 질환을 가진 개체가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과연 이런 검사들을 거치지 않은 개체들의 번식을 통해서는 후대에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걱정되는게 사실입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몇몇 대학병원이 아프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기의 질환들에 대한 검사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관절인 경우에는 미국의 OFA system은 이용할 수 없지만 OFA 검사 항목에 바탕을 둔 고관절 판정법이 이미 각 대학병원에서 실시되고 있고 또 OFA와 함께 인정되고 있는 검사 방법인 Pen-Hip 검사도 국내 모 병원을 통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매년 숙련된 안과 전문의를 통해 검사를 받아야 하는 진행성 망막위축증 검사와 신뢰성 있는 검사를 위해서는 감상샘 관련 인자 여러가지를 평가해야 하는 자가면역성 갑상샘염 (실제 아프간 하운드에서 유전성이 인정되나 발생 건수는 미미함) 검사는 둘째로 하더라도 최소한 번식에 앞서 고관절 이상 여부는 확인하는 것이 진정한 브리더로서의 의무아닌 의무가 아닐런지요?

수입견 특히 미국에서 태어난 아프간을 소유하고 계시는 분들은 지금 당장 AKC certified pedigree를 한번 확인해 보십시요. 모견 부견뿐만 아니라 선조견들의 이름 밑에 OFA25E (의미 25개월령에 OFA 검사 통해 excellent 판정), CERF15 (의미 15개월령에 안구검사 받음)등의 문구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대 혈통내에서 얼마나 많은 선조견들이 이런 검사를 받고 이 결과를 등록 했는지를 한번 살펴 보십시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협회나 연맹이나 혈통 등록에 있어서 이런 사항들을 아예 기재도 하지 않고 있기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의문도 가질 수 있지만 제도가 따라 오지 못한다고 해서 얼렁뚱땅 넘어가거나 하는 일은 소위말해 '신중한 번식'을 생각 한다는 분들의 자세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생명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건 무었일까요? 그리고 그 삶 자체를 전적으로 인간에게 의지하고 살아가는 개에 있어서는 무었이 그 평생의 삶동안 중요한 것일까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Owner or Pro-handler

독쇼에 출전한 개를 쇼링에서 이끄는 사람을 핸들러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핸들러에는 자신이 소유한 개를 직접 핸들링하는 오너 핸들러와 이와는 반대로 자신 소유의 개는 아니지만 소유자의 부탁을 받고 쇼를 위해 평소 그 개를 관리하며 또 쇼에 주인 대신 선보이는 프로핸들러들이 있다. 물론 프로핸들러들은 직업 자체가 핸들러로 자신의 고객이 위탁한 개를 관리하고 쇼에 내 보내는 것 자체가 일이 되는 사람들이다.

미국이나 유럽등 독쇼 역사가 오래된 나라에서는 프로핸들러들이 핸들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또 탑글래스 급의 쇼독들의 거의 전부가 탑-프로핸들러들에 의해 관리되고 쇼에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소유한 애견을 자신이 직접 관리하고 또 직접 핸들링까지 하는 오너 핸들링을 통해 챔피언쉽을 마친 경우에는 대단한 성과로 인정받는 추세이다. 이는 매일매일의 생활이 독쇼인 프로핸들러에 비해 대부분 독쇼와 전혀 무관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주로 취미삼아 자신의 개를 관리하고 쇼에 선보이는 오너핸들러들의 시간적, 기술적 충실도가 프로들에는 비할 바가 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아마추어 오너 핸들러가 탑클래스의 프로를 이기는 일은 단순 잣대로만 판단한다면 가능성이 낮은 것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독쇼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프로-핸들러라는 용어 자체는 이제 꽤 독쇼장에서는 익숙한 용어가 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출전자들이 직접 자신이 관리한 애견을 데리고 쇼에 참가하는 오너 핸들링이 대세인 편이다.

프로핸들러들에게는 상당히 죄송한 말이지만 내 자신은 독쇼에서 가능하다면 오너핸들링을 선호하는 사람중 한명이다. 독쇼라는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은 개개인이 모두 틀리겠지만 내 개를 직접 관리하고 또 훈련 시키며 그 결과물을 만인 앞에 나의 손으로 스스로 내 놓고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독쇼의 큰 재미중 하나이다. 나의 첫 아프간이며 첫 쇼독이며 첫 챔피언인 타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딱 한번의 예외를 제와하고는 모두 나와 함께 쇼에 출전 했었다. 사실 타이는 챔피언쉽을 쉽게 끝내긴 했었지만 그룹 1석을 뛰어 넘는 상력 (예. R-BIS, BIS 사실 수많은 쇼독중 그 이상의 상력을 받은 개체는 그리 많지 않다)은 한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 한때는 이런걸로 솔직히 실망도 하곤 했었지만 타이를 브리딩한 미국 아도라 아프간 하운드의 린다 노델프씨의 말 한마디가 이런 나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 이었는지 깨닫게 해주었었다. 타이가 쇼에 한창 출전할 당시, 아프간하운드 1위를 달리고 있던 개체는 국내 최고의 프로핸들러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의 관리와 함께 핸들링 되고 있는 개체로 그 개가 부럽다는 내 말에 린다 노델프씨는 "철용, 타이와 그 개의 비교에 앞서 먼저 네가 알아야 할 사항은 넌 아마추어 이고 그는 프로다. 그리고 넌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 사람은 그게 자신의 직업이지 않느냐? 하루종일 그것만 하는 사람과 바쁜 일과 중에서 틈을 내어 개를 관리하고 훈련하는 너하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니 그런 무리는 하지 않는게 좋다.'라고 말해 주었었다.

얼마전 키씨를 중요한 독쇼에 내가 핸들링 하지 않고 프로핸들러 지망생중 한명이 핸들링해 출전 시킨 적이 있다. 나에게는 내 개가 쇼에 출전하지만 그와 같이 쇼장에 서지 않고 쇼장 밖에서 관람인으로 남아 지켜보는 최초의 쇼이기도 했었다. 쇼가 끝나고 느낀 감정은 '내가 오늘 도대체 여기와서 뭘 했지?'라는 의문만 남았던게 솔직한 그날 내 기분이었으며 앞으로는 상력에 관계없이 될 수 있으면 내 개는 내가 직접 핸들링 해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했었었다.

독쇼장에서 쇼가 시작되기전 내 개를 어루만져 주고 빗질하며 느끼는 기대감,

곧 아프간 하운드링이 시작된다는 장내 아나운싱때 느끼는 초조함,

대기링에서 오늘 경쟁 상대와 내 개의 컨디션을 서로 가늠하며 깊은 심호흡으로 나 자신을 추스릴때 느끼는 내 자신만의 마이드 컨트롤,

심사링에서 평소 연습한 사항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내 개의 나에 대한 충성심,

심사링에서 심사위원의 눈빛과 손짓 하나하나에서 느끼는 긴장감,

그리고 심사결과 발표시 느끼는 환희와 미소, 그리고 때론 실망감,

쇼를 모두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아무도 보는 이들이 없는 내 집에서 수고한 내 개에게 내가 해줄수 있는 최대한의 포옹과 키스~~

난 이 모든 것을 사랑하고 또 영원히 내 개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뿐이기에 난 오너핸들링을 더 좋아한다.

사진 : 조용진님 (실버펫 독쇼 갤러리: http://mm.dreamwiz.com/cyj415)


일본 독쇼에 참가한 아프칸들을 보며

비록 사진으로 보는 일본의 아프간이지만 이 사진들이 나로 하여금 독쇼에 출전하는 아프간에 대한 논쟁 하나를 상기시킨다.

사진상 아프간은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일본 최고의 아프간중 하나로 평가되는 Tifarah's Hi-Voltage로 추정된다. 사진상으로만 보는 개체를 두고 그 개체를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되고 위험한 것인지 알기에 그 개체의 구성에 관한 평가는 이 사진들을 통해 내리고 쉽지 않다.

이 사진들을 보면서 사진속 아프간이 얼마나 모질관리가 완벽에 가까운 것인가를 깨닫는 데에는 아프간에 대한 어느정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을듯 하다. 아니 첫마디가 탄성에 가까운 감탄사일줄도 모른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일 독쇼에 출전한 이 개의 모질 관리를 위해 핸들러 이외에 옆의 두명의 보조가 따라 붙어 심사 대기링에서 빗질하고 또 타올을 이용해 차분하게 털을 가라 앉히고자 하는 모습은 분명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관리라고 생각된다. 심지어 다른 사진에서는 토이종 장모견인 말티즈나 요크셔 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아프간이 대기하는 링안에서 바닥에 아프간이 밟을 수 있는 큰 수건을 놓고 그 위에 아프간을 대기시키는 모습도 보인다.

분명 아프간은 실키한 성질의 부드러운 장모를 가진 견종이고 이 피모가 아프간 모습 대부분을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이기에 이런 종족적 특성을 잘 살려 독쇼에 내 보내는 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중 하나이긴 하지만 아프간 본연의 임무인 사냥감을 뛰어서 잡는데 필요한 날렵한 몸매와 군더더기 없는 근육질 몸매가 더욱 중요시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아프간을 아프간 답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 피모의 관리와 함께 아프간의 원초적 본능인 '뛰기'등의 규칙적 운동이 수반 되어야 한다는 건 아프간 애호가에는 상식적인 일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위 사진의 아프간에게는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 해도 평소에 이 아프간이 생활하는 모습은 그런 상식적인 기본에서 한참 벗어나 보일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의 피모 길이와 피모량 그리고 모질을 유지하기 위해 이 아프간은 하루에 최소 한번 온 몸을 랩핑하거나 아니면 절대 흙바닥을 밟지 못하는 환경에서 개장에 갇혀 지내고 전속 미용사가 하루에도 여러번 테이블에 올려 브러슁을 한올한올 한시간이나 두시간에 걸쳐 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독쇼는 말그대로 "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점을 나자신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견종의 발전을 위한 스포츠에서 단지 하나의 외형적 잣대만으로, 그것도 과하다 싶을 정도의 포장된 외형으로는 내 개를 보여주고 싶진 않다. 특히 내가 선택한 아프간의 진정함은 모래 덮힌 황량한 아프가니스탄의 사막이나 바위로 이루어진 아프간니스탄의 낮은 산악을 거침없이 뛰어 다니고 오르는 것이기에....

사진 : 조용진님 (실버펫 독쇼 갤러리: http://mm.dreamwiz.com/cyj415)


Dogshow를 마치고

어제는 10월 전람회 이후 간만에 타이와 함께 독쇼에 출전했다.

약 3개월간의 기나긴 기다림도 있었지만 이번 쇼는 그 어느때 쇼보다도 기다려지는 쇼중에 하나였었다. 이제 꽤 안정적인 직업도 가지게 되었지만 그로인해 그 직업에 충실하느라 타이에게 거의 신경을 못 써주고 또 나의 취미 생활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쇼를 자주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퍽이나 내 마음을 덜뜨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와중에도 난 타이와 함께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이번 쇼를 위해 준비를 차근차근 해 왔었었다. 그리고 많은 기대를 한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남들이 기대하는 독쇼에서의 화려한 상력은 아니었다.

평소 기회가 있을때마다 난 같이 독쇼를 즐기는 우리 아프간 클럽 사람들에게 계속 말해 왔었던게 있다. '타이'를 데리고 독쇼를 계속해서 나오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이기고자 하는게 아니며 챔피언 중에 챔피언인 그랜드 챔피언이나 FCI 인터 챔피언 타이틀 획득을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며 내가 분명 타이에게 바라는 점은 이 녀석이 가지고 있는 평소 장점과 자신의 모습을 가장 최상으로 보여준 쇼를 나와 함께 단 한번이라도 해 주는 것....바로 그것이었다.

타이는 그동안 쇼에서 다른 문제들도 많았지만 그중 워킹이 가장 문제였다. 별로 쇼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대부분의 쇼에서 거의 걷다 시피하는 워킹도 아닌 워킹을 선보였으며 일부 사람들에게는 아예 워킹이 '아주' 시원찮은 녀석으로 낙인 아닌 낙인이 찍힌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타이와 내가 쇼링에서가 아닌 곳에서 신나게 쇼 연습을 하던 모습을 봐오지 못한 사람들은 틀림없이 그렇게 생각했을듯 하다. 타이는 실제와 연습때 확연히 다른 그런 쇼독이었는데....

그동안 거의 10번 가까이 쇼를 참가하면서 과연 이녀석이 왜 뛰지를 않으려 하며 또 그냥 멍청히 포즈만 잘 잡고 서 있는지 (덕분에 스태이 자세는 아주 뛰어나 보이지만 실상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서있는 건데 이게 나름대로 멋있게 보이기도 하는가 보다) 영문을 알지 못해 항상 쇼가 끝났어도 그리고 나름대로 만족할만 하게 BOB도 하고 BIG도 해 보았지만 아쉬움이 남곤 했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본 결과 지금까지 타이는 쇼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즐겨하지도 않는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10월 이후에는, 물론 시간도 별로 없었지만 타이와 함께 하는 시간의 거의 대분분을 '놀이'로 보냈었다. 예전처럼 눞기 싫어하는 녀석을 눞히고 빗질도 하지 않았으며, 스테이 자세 잘 취하지 않는다고 억지로 잡아서 세우려 하지 않았으며, 쇼 리드줄 목에 건 이후에는 뛰지 않는 다고 억지로 리드줄을 잡아당기거나 끌지도 않았다. 그저 공 가지고 실컷 놀거나 펜스있는 잔디밭에서 술래잡기(내가 타이를 잡으러 다니면 이녀석 도망가다가 뒤 돌아서서 자기 잡아보라고 낮은 포복 자세로 약도 꽤나 올리곤 한다), 내 엉덩이 치면서 팔짝팔짝 뒤 따라서 뛰기, 좋으면 앞발들고 어깨에 다리 올리기등 그야말로 타이가 좋아할 만한 '놀이'등으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었었다.

어제 독쇼에서 타이를 유심히 관찰한 사람이라면 예전의 타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었음을 눈치 챘을 겄이다. 어제 쇼장에서 타이는 그동안의 쇼에서 봐왔던 타이랑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링에서도 그랬고 또 링밖에서도 그랬었다.

타이는 지난 3개월동안 그래도 쇼 매너 연습은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거의 매일 하던 그 연습이 지난 3개월동안은 거의 1주일에 한번 내지는 두번 정도였지 않나 생각되며 이번 쇼 1주일을 남기고는 하루에 그래도 꼭 5분 정도는 스테이 연습을 시켰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으로 그동안 리드로만 프리 스테이 시키는 방식(그동안 이 방법으로 그래도 잘도 버텨왓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냥 타이는 아무생각 없이 멍청히 서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꽤나 잘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곤 했는데 이건 그동안 다른 경쟁자들이 스테이가 거의 되지않는 하향적 수준에서 평가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에서 탈피해 좀 더 스탠다는 한 핸들링 방법으로 내가 타이 옆에 위치한 후 목을 들어주고 꼬리를 잡는 방법을 연습해 왔었다. 연습이 부족했는지, 그리고 또 이런 인위적인 터치와 강제를 싫어하는 타이를 제지 시키지 않으면서 연습해서 그런지(싫어하면 약간의 강제만 가한 후 그래도 싫어하면 곧 그만두고 칭찬해 주었다) 자주 목을 흔들고 뒤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자세를 몇번 취했었지만 그래도 어제는 새로운 핸들링에 나름대로 잘 적응해 주었었다. 첫번째로 링에서 타이에게 만족 이란걸 느낄 수 있었었다. 두번째 만족은 곧 바로 이어진 워킹.
타이는 기분이 좋지 않으면 아예 실내 링에서는 거의 뛰지를 않으며 심사위원 앞 5미터 앞에서 서버리고 버티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정재명 원장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리드줄을 당기지 말라는 충고를 수도 없이 받아왔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던게 그나마 그 상황에서 당기지 않으면 아예 걷지도 않는다는 속타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제는 달랐다. 이미 타이는 링에 들어가기전, 바닥에 다른 개들 냄새 맡고 약간 흥분해 있긴 했었지만 표정에서 오늘은 엄청 행복하다는 점을 대기링에서 부터 끈임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평소 쇼에 나오면 오줌도 잘 누지 않고 또 물도 먹지 않던 녀석인데 대기링에서 분부석 단상 다리에 마킹을 하질 않나 또 정재명 원장이 가지고 있던 다른 애 베이팅용 소간 달라고 펄쩍 뛰어오르질 않나,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었다. 그리고 링 입장, 난 항상 링에 들어갈때 타이를 리드줄로 살짝 당겨본다. 뛰어보라고. 그리고 그때 이미 그날의 결과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하곤 한다. 고개들고 힘차게 나 따라서 입장하는 날은 필히 BOB 이상의 상력이 따라붙곤 했었고 이미 이때 리드줄의 팽팽함이 느껴지는 날에는 그날은 이 class ring이 이날의 마지막이 됨을 이미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거의 대부부분 내 예상은 일치해 왔었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난 첫 링 입장시 내가 치고 나가면서 당기는 리드줄 고리 끝이 찰나적으로 느슨해지고 나를 바라보는 타이의 어느때보다 즐거운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타이의 상대가 미국 챔피언이고 한국에서의 상력이 대단했다는 점, 그리고 그 애를 한번 이겨보면 좋겠다는 전날의 생각은 이미 저 멀리 달아난 후였다. 이미 난 자아만족에 도취되어 평소 같으면 곁눈질로 훔쳐 봤을 그 경쟁자의 개체심사며 워킹 과정은 아예 곁눈질도 못했었다. 다음번 시험을 실시하기 위해서, '이대로 이 느낌으로, 이 기분으로 네가 하고 싶은 만큼, 평소에 너와 네가 학교 앞 광장에서 3개월 동안 신나게 놀면서 뛰었던 것처럼만 한번 뛰어 보렴' 수도 없이 이 말을 마음속으로 타이에게 전달하며 긴장된 마음으로 워킹 심사를 기다렸다. 그리고 워킹, 확실히 타이는 예전의 쇼에서 와는 달랐다. 비록 블루이라는 미국 챔피언 개처럼 내가 거의 끌려가다 시피 하는 그런 속도는 아니지만 항상 내 뒤에서 따라만 오던 그 멋없고 힘없는 워킹이 아니라 그래도 속도를 내면서 뛰어주는 것이 아닌가? 업앤 다운때 턴 하면서 정말 울컥했었다. 지난 1년동안 도대체 이유를 알지못해 안타깝기만 했는데, 타이가 진정 원한건 별로 놀아주지도 못하는데 그나마 시간 날때면 쇼독이 되어야 한다며 반강제로 리드줄에 고리를 걸어 팽팽히 긴장시키고 편치 않은 자세를 계속 유지하라 강요하며 몰아부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진정으로 알게 되었다.

스스로의 만족에, 또 나름대로 솔직히 한번 이겨보고 싶었던 상대를 이겨보는 기쁨에 비록 BOB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행복하고 즐거웠었다.
내 홈피 자기 소개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내게 있어서 'dogshow'는 이러한 하나하나의 작은 소망과 목표가 있고 또 그 소망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들 노력하며, 그 노력의 결과물을 만인 앞에서 평가 받는 즐거운 '스포츠'중 하나이다. 비록 물질적인 '수상'과 같은 보상은 받지 못할지라도 자신이 사랑하고 아끼는 애견과 함께 자신만의 소망과 목표를 가지고 수상외적인 또 하나의 '즐거움'을 찾아서 노력하고 또 그 '즐거움'을 성취해 나간다면 더욱더 의미있고 행복한 쇼가 계속 되지 않나 하는 깨달음을 어제 쇼에서의 타이를 통해 더욱 절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누가 그랬다. 크레이트 밖으로 나오면 꼬리치며 펄쩍펄쩍 사방으로 뛸려고 하며, 안면있는 사람에게는 앞발을 들어 어깨에 걸치고 자기 코를 얼굴에 들이미는 평소답지 않은 그런 행동들로 미루어 보아 타이는 나이를 꺼꾸로 먹고 있는듯 하다고....그랬다. 아프간은 강아지땐 망나니처럼 까불대지만 나이가 점점 먹어가면 차분해 지고 점잖해 지는데 난 타이에게 항상 자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차분한 행동과 절제적 매너를 그동안 너무나 강요해 왔었던거 같다. 이제부터라도 타이에게 잃어버렸던 강아지적 행동을 다시 조금이나마 보상받게 해주고 싶다.

오늘 눈이 왔는데 타이는 신나게 눈밭에서 뛰고 왔다. 그리고 어제 덩치에 걸맞지 않게 귀여운 행동으로 애교를 부렸던지 뭔 간식을 이사람 저사람에게 참 많이도 얻어 먹었나보다. 장이 약해 평소 안먹던 음식을 먹으면 바로 탈이 나는데 눈밭에서 놀다오니 설사를 몇번하는데 개 간식 조각이 그대로 확인된다. 그래도 신나한다. 또 밖에 나가자고 보챈다. 확실히 타이는 달라지고 있다. 행복하게도...............

1월 12일 늦은 9시.....타이와 연구실에서